감정쓰레기통 = 금융치료
누군가의
쏟아지는 감정을
받아내고 돌아오는 길은
유난히 고단하다.
내 마음이
상대의 감정 쓰레기통이 된 것 같은
무거운 기분이 들때도 종종 있다.
일방적인 감정 소모는
보이지 않는 노동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제
내 귀를 빌려주고
마음을 열어주는 일에도
정당한 대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감정노동에도
금융치료가 필요한 것 같아.
밥이라도 사면서 털어놔야지
상대방도 덜 부담스러울 것 같거든...“
우스갯소리로 던진 내 말에
친구가 가만히 듣더니 웃으며 답한다.
"오늘은 내가 밥 살게.
이제 나 말해도 돼?“
건강한 관계에서 오는
건강한 친구의 공감섞인 반응에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생각해봤던
무거운 생각들이 숨을 쉬는것 같았다.
그날의 밥 한 끼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었다.
상대방의 시간과 에너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존중이었다.
무조건 들어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본인의 감정이 닳아 없어지는 채로
상대를 받아내기엔
자신의 마음도 너무 소중하니까.
적당한 감정보상과
편안한 공감과 만남.
그 안에서 나는
우리의 관계에 평화를 지키기 위해
밥을 사주려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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